두장옌은 처음부터 토목 공학의 경이로움을 내세우지 않는다. 민강은 댐 대신 낮은 석조 구조물로 물길이 나뉘고 인도된다. 강변에 서면 시스템보다 물과 나무, 물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런 절제 덕분에 두장옌은 같은 강 평야 위 숲이 우거진 언덕에서 도교가 뿌리내린 칭청산과 함께 둘러볼 만하다. 두 곳을 함께 보면 청두에서 떠나는 길지만 짜임새 있는 하루 일정이 된다.
두장옌: 강을 읽는 법
친옌 누각과 전체 조망
전체 조망을 보려면 친옌 누각에서 시작한다. 테라스에 오르면 강과 분수점, 통제된 취수구, 가장자리의 마을이 하나의 경관으로 읽힌다. 경관구를 내려가는 코스를 따르면 주요 시설을 차례로 볼 수 있고 오르막도 조금 줄일 수 있다.
진(秦)의 태수 리빙은 시설을 짓기 전에 민강의 계절 변화를 2년 동안 관찰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해법은 기존 지형을 활용했다. 이곳에서 물길을 나누고, 저곳에서 암반을 뚫고, 넘치는 물을 흘려보낼 배수로를 두는 방식이었다. 이는 청두 평야를 안정적인 농업 기반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고, 훗날 진에게는 전략적 자산이 되었다. 또한 청두에 양쯔강으로 이어지는 수로를 열어 주었으며, 성문 밖에 오(吳)에서 온 배가 정박해 있다는 두보의 구절은 그때의 번성을 떠올리게 한다.
얼왕묘와 석비
얼왕묘는 리빙과 그의 아들을 기린다. 한나라 때 국가 의례의 일환으로 사당이 세워졌고, 이후 민간 숭배는 인근 칭청산의 도교 요소를 흡수했다. 경내는 시대마다 물 관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비탈에 세워진 석비는 관리와 기술자를 기린다. 그것이 없다면 ‘물과 가뭄이 사람을 따르고 기근을 모른다’는 말은 구호에 그쳤을 것이다. 이곳에서 그 말은 성취처럼 들린다.
어미, 바오핑커우, 페이사언
어미는 물길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민강을 청두 평야로 물을 보내는 내강과 본류로 돌아가 결국 양쯔강에 이르는 외강으로 나눈다. 건기에는 내강이 유량의 약 6할, 외강이 4할을 받고, 홍수기에는 이 비율이 뒤집힌다. 수문도 펌프도 필요 없다. 강이 스스로 일을 한다.
위레이산을 뚫어 만든 바오핑커우에서는 취수구가 병목처럼 좁아진다. 평야로 들어가는 물의 양을 제한하고 넘치는 물을 페이사언 쪽으로 보낸다. ‘나는 모래’라는 뜻의 페이사는 두 번째 역할을 가리킨다. 물이 산을 휘돌아 흐르면 원심력에 의해 토사가 많은 아래층은 배수로 쪽으로 밀려가고, 비교적 맑은 위층 물은 바오핑커우를 통과한다. 홍수가 클수록 배출 효과도 강해진다. 현대 수공학에서도 토사 관리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인데, 이곳에서는 물길의 형태와 강의 역학이 2천 년 넘게 그 일을 해 왔다.
경관구의 더 조용한 면
두장옌의 기념물 너머에는 나무가 우거진 구간이 있어, 빽빽한 잎 사이로 빛이 스며든다. 이곳은 별도의 볼거리라기보다 걸음의 속도를 바꾸는 곳에 가깝다. 사진가에게는 눈부신 수변 풍경 뒤의 대비를, 걷는 이에게는 수리 공학 이야기에서 잠시 벗어날 틈을 준다. 지정된 산책로를 벗어나지 말고, 특정 숲은 고정된 코스라기보다 계절에 따라 누리는 즐거움으로 여기면 좋다.
칭청산
칭청산은 두장옌 가까이 솟아 있다. 비탈은 일 년 내내 푸르고, 안개가 종종 능선을 부드럽게 감싼다. ‘칭청은 천하에서 그윽하다’는 말이 이곳의 고요함과 잘 맞는데, 그 고요함은 강변 수리 시설과는 또 다르게 느껴진다. 돌길과 절 지붕, 멀리 트인 조망이 이 산 중심의 도교 역사를 전한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천사(天師)로 알려진 동한의 장도릉은 칭청산의 은둔에 이끌려 이곳에서 설법했다. 이 산은 중국 도교의 기초가 된 장소 중 하나가 되었고, 산의 사원들은 여전히 그 역사를 지탱한다. 소설과 영화는 칭청산에 더 넓은 문화적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일상에서의 경험은 더 단순하다. 숲, 오르는 길, 그리고 간간이 피어오르는 향 연기다.
패루에서 월성호까지
‘서촉제일산’이라 새겨진 패루를 지나면 경관구의 공식 입구에 들어선다. 문을 지나면 길은 언덕에 둘러싸인 작은 초승달 모양의 수면, 월성호로 이어진다. 푸른 물과 어두운 나무, 나타났다 사라지는 절 지붕이 만들어내는 반영이 이곳의 핵심이다. 오르는 길을 이어가기 전에 잠시 속도를 늦추기 좋은 곳이다.
자운각과 도(道)자 벽
자운각은 궁궐식 문을 갖춘 도교 전당이다. 도교의 팔보와 인물 부조를 눈여겨보자. 세부를 찬찬히 살펴볼수록 좋다. 조금 아래쪽에, 또는 진행 방향에 따라 경로의 다른 구간에 있는 도(道)자 벽은 1982년에 세워졌다. 도교 수행에서는 입지와 배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이 벽은 때때로 풍수상의 가림벽으로 설명된다. 벽에 크게 새겨진 한 글자가 산에서 하나의 표지 역할을 한다.
상청궁과 노군각
상청궁은 해발 약 1,180미터에 자리한 칭청산에서 가장 높은 도교 사원으로, 진(晉)나라 때 창건되었다. 입구 위의 글씨는 칭청산을 한 번 이상 찾은 장제스의 것으로 전해진다. 경내는 장다첸과 쉬베이훙의 그림, 그리고 위안양 우물과 연결되어 있다. 이것들은 장관이라기보다 작고 구체적인 즐거움이니, 시간을 두고 둘러보자.
노군각은 노자를 기리는 곳이다. 누각은 9층이며 각 층이 팔각형으로, 팔괘와 그 뒤에 있는 우주론적 체계를 떠올리게 하는 구조다. 위층에 오르면 산이 겹겹이 펼쳐진다. 맑은 날이라면 오를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만, 구름과 안개 역시 이 산의 성격 일부이지 흠은 아니다.
산기슭의 쓰촨 풍미
청성산 기슭에서는 음식만으로도 여행할 이유가 된다. 마늘종과 볶은 훈제 돼지고기는 이곳의 대표 요리다. 짭짤하고 훈연 향이 배인 고기에 아삭하고 향긋한 채소가 어우러진다. 쓰촨에서 바이궈라 부르는 은행 열매는 가을이면 산 주변 나무에서 떨어진다. 쓴 속을 빼고 닭과 함께 은근히 끓이면 부드러운 국이 된다. 이 글에서 ‘대나무잎 나물’로 옮긴 제철 산나물은 깔끔하고 살짝 풀내음 나는 맛을 살리기 위해 보통 간단히 볶는다.
이날의 식탁에는 대표적인 쓰촨 요리도 오른다. 마파두부는 얼얼한 화자오와 발효 콩장의 맛을 낸다. 어향육슬은 생선 없이도 달콤하고 신맛과 감칠맛의 균형을 이룬다. 수자육은 빨갛게 보이는 국물에 담겨 나오지만 실제로는 보기보다 맵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필요하면 덜 맵게 해 달라고 하면 된다. 핵심은 겹겹이 쌓인 풍미이지, 무작정 매운 것이 아니다.
두장옌에서 장라오차오는 발효 쌀술과 흑설탕 츠바로 오래 이름을 떨친 곳이다. 쌀술에는 부드럽고 쫄깃한 쌀 경단이 들어 있고, 츠바에는 콩가루를 입히고 흑설탕을 끼얹어 달지만 느끼하지 않다. 작은 노포는 현금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으니 약간의 현금을 지니고 주문 전에 확인하자.
하루를 짜는 실용적인 동선
하루를 온전히 쓰려면 일찍 출발하는 게 좋다. 두장옌의 친옌각에서 시작해 이왕묘를 지나 어취, 바오핑커우, 페이사언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 코스를 따라간 뒤 청성산으로 이동한다. 두 유적은 각기 다른 방식의 주의를 요한다. 두장옌에서는 강을 읽어야 하고, 청성산에서는 걸으며 바라봐야 한다. 모든 사찰을 다 보려 하면 하루가 체크리스트처럼 느껴진다. 몇 곳만 골라 숲을 즐길 여유를 남기자. 돌길과 고저 차를 고려한 신발을 신고, 물과 우비를 챙긴다. 교통, 운영 시간, 입장권 방식, 계절별 상황은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 공식 출처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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